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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갤러리/세계의명화

[세계의 명화] 폴세잔의 사과바구니가 있는 정물

    [세계의 명화] 폴세잔의 사과바구니가 있는 정물

캔버스에 오일,1895,65 x 80cm , 시카고 현대 미술관

미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사람들을 즐겁게 혹은 감동을 주는데 이 내면에는 화가의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하고 이 철학이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잔은 초기 인상주의에 참여하여 보이는 대상을 그 순간 느낌을 포착하여 화가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사물을 보는 사람의 시점에 구애받지 않고 그 사물의 가장 근원적이고 특징을 쉽게 나타낼 수 있는 형태와 구도를 찾아 단순화하여 표현하는 독자적인 화풍으로 발전시켰다.

     이런 독자적인 화풍은 '세잔의 사과'로 지칭되는 수많은 사과를 주제로한 정물화를 통하여 완성되었고, 후에 피카소를 비롯한 야수파, 입체파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는 1896년 인상파 그룹과 결별하고 고향인 액상-프로방스로 돌아와 자신의 독특한 화풍으로 작품활동에 전념하였다. 그의 자연을 보는 견해는 그의 유명한 어록 "자연은 구형 ·원통형 ·원추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를 통해 이해할 수 있듯이, 자연을 기본적인 형태로 단순화하여 그의 근원적인 본질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이것은 어찌보면 플라톤의 이데아와도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세잔을 그렇게 칭송해야 할 이유를 이해하기까지는 많은 것을 이해해야 했다. 그의 철학과 그의 미에 대한 관념을 이해해야했고 그의 미술에 대한 열정을 느껴야했다. 그러나 그것들을 다 이해하고 난 후에는 그것들이 필요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그림 자체에 조화롭고 완성도 높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물화는 쉽게 감흥을 받기 쉽지 않다. 그 자체가 감정이 없으므로 감정을 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잔의 사과를 주재로 한 정물화는 사과를 주연으로 하고 그 외 조연이 되는 다른 정물들이 나름의 감정표현을 하고 있다. 고급스럽고 드러내지 않는 은은한 멋을 뿜어 내고 있는 것이다. 
     
죽마고우였던 에밀졸라와 결별을 하고 생전에 화해하지 못했는데 사후에라도 관계가 개선되었기를 기대해 본다.